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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무렵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관심을 가진 시점과 실제로 돈을 넣은 시점은 다르다. 기존에 남긴 거래 기록을 기준으로 첫 거래는 2022년 1월, 위메이드에 넣은 50만 원이었다.
그리고 다음 달 매도에서 약 42%를 잃었다.
처음부터 시장을 잘 읽었던 사람은 아니었다.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아서 들어갔고, 왜 가격이 움직이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손실을 봤다.
그때는 돈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크게 느껴졌다.
지금 돌아보면, 판단할 기준이 없는 상태로 돈을 넣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1. 불안을 공부로 바꾸려 했다
당시에는 경제적 자유를 원했다. 돈을 그냥 두면 안 된다는 말에도 쉽게 불안해졌다.
그렇다면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했다. 기업이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금리와 정책이 왜 시장에 영향을 주는지, 실적 발표를 사람들이 왜 기다리는지.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국내 기사뿐 아니라 로이터,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해외 매체도 읽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용어가 많았고, 하나를 이해하려면 다른 개념을 다시 찾아야 했다.
공부가 늘면서 판단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그런데 지식이 늘었다고 불안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가 모르는 변수가 더 많이 보이기도 했다.
2. 방향을 맞히는 것과 돈을 지키는 것
내가 주로 다뤘던 것은 이벤트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방식이었다. 실적과 경제지표, 정책 변화가 어떤 경로로 가격에 영향을 줄지 시나리오를 세웠다.
그 위에 거래량과 가격, 시간대의 흐름을 함께 봤다.
맞는 구간도 있었다. 기존 기록에는 한 달에 약 1,600만 원을 번 시기와 약 1,200만 원을 잃은 시기가 함께 남아 있다.
둘 중 좋은 숫자만 남기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돈을 벌 때에는 내가 시장을 이해했다고 느꼈다. 반대로 움직이면 내가 놓친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분석을 수정하는 일과 내 판단을 지키려는 일을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내가 틀린 걸까?”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지금 나오는 건 새로운 정보일까, 그냥 소음일까?”
질문은 계속됐다. 계좌를 닫아도 머릿속에서는 시장이 닫히지 않았다.
3. 숫자를 적는다면 구분해야 한다
내가 남긴 기록의 주요 시점은 다음과 같다.
| 시점 | 당시 기록에 남긴 금액 또는 사건 |
|---|---|
| 2022년 1월 | 위메이드 50만 원으로 첫 거래 |
| 2022년 2월 | 해당 거래 약 42% 손실 |
| 2022년 9월 11일 | 약 1,400만 원 |
| 2023년 10월 14일 | 약 4,600만 원 |
| 2024년 7월 | 약 1억 1,400만 원 |
| 2025년 3월 22일 | 약 1억 4,300만 원 |
| 2025년 7월 21일 | 전역과 함께 액티브 운영 중단 |
이 표는 당시 내가 남긴 자금 기록이다. 외부에서 감사를 받은 운용 성과가 아니고, 추가 입출금과 다른 수입을 분리한 수익률 표도 아니다.
그러므로 첫 거래 50만 원과 나중의 계좌 금액을 바로 연결해 “50만 원을 투자만으로 1억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하면 안 된다.
내가 돌아보고 싶은 것은 숫자를 크게 보이게 만드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돈을 관리하는 동안 내 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다.
4. 나는 계속 이 생활을 하고 싶은가
시장을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정보를 놓치지 않으려 했고, 내가 가진 관점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계속 확인했다.
공부가 재미있는 순간도 분명 있었다. 서로 연결되지 않던 정보가 하나의 시나리오로 이어지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는데, 점점 하루 전체를 판단에 사용하고 있었다. 내가 원한 자유와 실제 생활 사이에 거리가 생겼다.
그렇다면 다시 물어봐야 했다.
이 방식으로 더 벌 수 있는가보다, 이 방식을 계속 선택하고 싶은가.
2025년 7월 액티브 운영을 멈췄다. 모든 자산을 처분했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을 계속 따라가며 적극적으로 포지션을 바꾸는 생활을 중단했다는 뜻이다.
그때 배운 것을 어디에 쓸 것인가
투자를 하며 배운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보를 비교하는 습관, 가설이 틀릴 조건을 찾는 태도, 결과와 설명을 구분하려는 기준은 이후의 작업에도 남았다.
다만 이제는 그 관심을 제품과 업무에도 쓰고 싶다.
돈을 버는 행위가 의미 없다는 결론은 아니다. 나에게는 무언가를 만들고, 사람이 쓰는 모습을 보고, 다시 고치는 생활도 중요했다.
계좌가 늘어나는 동안 나는 시간과 집중력도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보니,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과거 경험에 대한 회고이며, 특정 종목이나 운용 방식의 추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