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웅

에세이읽기 3

도움이 됐던 방법도, 계속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미메시스 엔지니어링과 Digital Factory에서 배운 것은 남기고, 지금 더 집중하고 싶은 문제를 다시 고른다.

잘됐던 일을 뒤로 미루는 것도 쉽지는 않다.

시간을 썼고, 배운 것이 있고, 직접 사용하며 좋은 결과도 봤다. 조금 더 다듬으면 더 좋아질 것 같다.

그런데 계속할 수 있다는 것과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르다.

요즘 미메시스 엔지니어링과 Digital Factory를 생각하면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내가 지금도 가장 풀고 싶은 문제가 이곳에 있을까?

좋은 결과의 기준을 찾고 싶었다

2026년 5~6월 무렵의 기록을 보면, 나는 AI가 만든 결과가 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다.

좋은 원본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원본이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는지 분해하고, 내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지침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 생각을 방법론과 플러그인으로 정리했다. Digital Factory에서는 자료와 실험, 실패한 시도를 놓고 작업을 이어갔다.

내가 사용하며 느낀 결과는 좋았다.

막연하게 잘 만들어달라고 말할 때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결과가 달라졌을 때 무엇을 바꿨는지도 더 구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그 경험은 지금도 가치 있게 생각한다.

다만 모든 일에서 같은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좋은 기준을 추가한다고 항상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충분히 정해진 작업에는 불필요한 조건이 들어갈 수 있다. 맞지 않는 원본을 가져오면 엉뚱한 방향으로 정교해질 수도 있다.

내가 효과를 느낀 경험과, 누구에게나 같은 개선이 난다는 말은 구분하려 한다. 당시 연구 기록도 외부의 여러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확인한 보편적인 성과로 소개하지 않는다.

이 차이를 남기는 것이 내가 한 작업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때 쓸 수 있는지 알아야 다음에도 제대로 쓸 수 있다.

모델이 바뀌면 내가 해야 할 일도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앞으로 모델이 좋아지면서 결과물의 품질도 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렇다면 지금 별도의 장치로 보완하는 문제 중에는 모델 자체가 더 잘 처리하게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내 예상이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확신은 아니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정할 때 고려해야 했다.

특정 결과를 조금 더 잘 만들게 하는 장치를 계속 붙일 것인가. 아니면 모델이 달라져도 내 업무에 남는 문제를 더 깊게 볼 것인가.

나는 지금은 후자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싶다.

일을 하며 얻은 지식과 결정이 어떻게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는지. 회사의 정보와 데이터가 어떻게 내 판단에 연결되는지. 사람에게 돌아오는 반복 작업을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

ballast와 superapp에서 다루는 질문들이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위치를 바꾸는 것

미메시스에서 배운 방식을 모두 없앨 생각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품질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는 실제 원본을 볼 것이다. 다른 사람의 방법을 가져오려면 내 상황과 무엇이 다른지 확인할 것이다. 결과가 좋아졌다고 느끼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돌아볼 것이다.

다만 그 방법 자체를 계속 더 큰 프로젝트로 만드는 일은 지금의 중심에서 조금 내려놓으려 한다.

한때 중요했던 일이 계속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이 프로젝트에 쓴 시간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여기서 멈추면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다음 작업에서 쓸 수 있는 경험이었다.

아직 만들고 싶은 것은 남아 있다

비개발자가 기획과 설계,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구상하고 있다. 에이전트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맡기고, 사람이 해야 하는 선택만 분명하게 남기는 환경이다.

언젠가 그 큰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진행하고 있다고 쓰고 싶지는 않다. superapp을 개발하고, ballast를 개선하는 현재의 일이 먼저 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구분해두려 한다.

좋은 생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지금 남기고 싶은 말

예전의 방법을 덜 사용한다고 그때의 내가 틀린 것은 아니다. 직접 해봤기 때문에 다음에 무엇을 더 보고 싶은지도 알게 됐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배우다 보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뀐다. 그 변화를 설명하려고 과거의 프로젝트를 실패로 만들거나, 모든 것을 하나의 큰 계획이었다고 꾸밀 필요는 없다.

도움이 됐던 것은 남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가져온다.

그리고 다시 해볼 준비가 됐을 때, 그동안 배운 것을 가지고 이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