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 영상을 외주로 맡기던 때가 있었다. 다섯 개에 오십만 원을 냈고, 한 개가 나오는 데 2주씩 걸렸다. 그렇게 기다려서 받은 영상이 편집 앱으로 대충 만든 티가 났다. 불쾌할 만큼 조잡했다.
지금은 내 손이 가는 시간이 하루 한 시간이다. 그 한 시간이면 영상 마흔 개가 나온다. 기계가 도는 시간은 따로 있지만 사람 시간은 그게 전부다. 위탁은 끊었다. 그 사이에 내가 AI로 자동화 시스템을 지었기 때문이다. 개발은 지금도 모른다.
일 자체는 회사가 권리를 가진 가상 캐릭터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처음엔 되는 게 없었다. 밤을 새워 가며 안 되는 이유를 변수 하나씩 빼면서 좁혔고, 한 번 통한 방법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절차로 굳혔다. 그 절차가 쌓인 게 지금의 시스템이다.
마흔 개가 나오는 이유는 네 가지다.
- 순서가 하나로 고정돼 있다. 소재가 들어오면 완성까지 가는 길이 하나뿐이라, 매번 새로 정할 게 없다.
- 성공한 설정은 저장된다. 다음 영상이 그대로 물려받아서, 한 번 풀린 문제로 다시 밤을 새울 일이 없다.
- 품질이 안 나올 소재는 앞에서 거른다. 권리가 확인된 소재만 들어가고, 조잡하게 나올 게 뻔한 건 기계를 돌리기 전에 뺀다.
- 남은 사람 일은 고르기와 마지막 확인이다. 그게 하루 한 시간이다.
돈 얘기를 마저 하면, 지금 드는 건 생성 비용과 내 한 시간이다. 오십만 원짜리 위탁비는 사라졌다.
품질은 숫자로 말하기 어려우니 이렇게만 적는다. 예전 영상은 받는 순간 위탁 티가 났다. 지금 영상은 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조회가 수천 단위로 붙는 게시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만드는 게 마흔 개지 올리는 게 마흔 개는 아니다 — 그중 고른 것만 나간다. 1주일만에 컨텐츠 트래픽은 만명을 넘기 시작했으며 품질의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 속도만큼 아낀 게 하나 더 있다. 내가 없어도 돌아간다. 소재를 고르는 사람만 있으면 같은 절차로 마흔 개가 나오게 만들어 뒀다. 그래서 요즘은 이 시스템을 넘겨받을 사람이 어디서 막히는지 찾아서 다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