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웅

프로젝트읽기 3

사람을 믿는 기준을 만들고 싶었다 — LikeU

신뢰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숫자로 사람을 이해하려던 생각에서 무엇이 빠져 있었는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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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믿어야 할까?

온라인에서 사람을 볼 때에는 보이는 정보가 한정적이다. 소개 글, 팔로워 수, 주변 사람들의 반응. 그걸 보고 판단하지만, 그 정보만으로 그 사람을 충분히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면 어떨까.

누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사람이 그 사람을 추천하는지. 그런 정보가 있으면 막연한 인상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LikeU는 그 질문에서 시작했다.

1.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

당시에는 신뢰 기반 평판 서비스를 구상했다.

실제로 만난 사람을 연결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찾고, 주변의 추천을 참고할 수 있는 구조였다. QR로 관계를 연결하는 방식과 네트워크 안에서의 평판도 생각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친구 수가 많은 사람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아니었다.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주변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획과 화면을 만들고 경진대회에도 냈다. 글로만 설명하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꺼내는 과정이었다.

추천을 보여주는 것과, 믿게 하는 것
관심과 성격의 유사도를 막대로 표현한 LikeU 친구 추천 목업.

관계가 점수로 보이면 무엇을 믿게 될까. 그 점수는 누구의 경험을 반영할까.

보관된 추천 화면 목업. 화면의 44%·100%·93%는 실제 신뢰도 측정 결과가 아니다.보관 자료 · 초기 UI 목업

2. 숫자를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까

처음에는 신뢰를 점수로 보여주는 것이 명확한 해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점수를 만들려면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무엇을 신뢰라고 부를 것인가. 누구의 추천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 관계가 적은 사람은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친한 사람들이 서로 높은 평가를 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이 있었다.

일을 잘 맡길 수 있는 사람과, 개인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나는 신뢰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신뢰라는 말을 충분히 나누어 생각하지는 못했다.

화면에 숫자를 놓는 것과 그 숫자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일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3. 배우면서 만들려고 했다

실제로 구현하려 하자 부족한 부분도 드러났다. 프론트엔드만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계를 관리하고, 판단 기준이 바뀌었을 때 그 영향을 다룰 구조가 필요했다.

당시 나는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과외도 했다. 직접 쓴 예전 글에는 3개월 동안 취업 준비생 4명의 공부와 포트폴리오 제작을 도왔던 경험이 남아 있다.

가르치는 과정은 내가 무엇을 아는지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남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배운 내용이 곧바로 LikeU의 완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배워야 할 것은 많았고, 프로젝트의 방향도 충분히 좁히지 못했다.

결국 LikeU는 기획과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멈췄다.

4. 멈춘 프로젝트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한동안은 실행되지 않았을 뿐, 아이디어는 좋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만 설명하면 내가 놓친 부분을 볼 수 없다. 구현 능력이 부족했던 것도 맞지만, 누구의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할지 충분히 정하지 못했던 것도 남는다.

사람의 신뢰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는 컸다.

하지만 처음 사용할 한 사람에게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그만큼 구체적이지 않았다.

이후 초기 Alpha Court에서도 발언과 결과를 기록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둘은 같은 서비스가 아니지만, 겉으로 보이는 말과 실제 행동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지금 Alpha Court는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보드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LikeU를 현재 Alpha Court의 기능 설명처럼 연결해서도 안 된다.

LikeU에서 남기고 싶은 것은 대단한 선견지명이 아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느낀 문제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려면 훨씬 더 많이 구체화해야 한다는 경험이다.

신뢰를 숫자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 숫자를 믿을 이유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뒤늦게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