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07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싶었다.
제품을 더 잘 이해하고 싶었고, 마케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도 알고 싶었다. 운영에서 생기는 문제를 보고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판단하고 싶었다.
그런데 잘 판단하려면 먼저 봐야 할 것이 많았다.
내가 한 일, 에이전트와 함께한 일, 팀에서 진행하는 일, 회사의 지표와 그 지표가 나온 맥락. 각각 따로 보면 알 것 같은데, 같이 놓고 다음 행동을 정하려 하면 연결이 필요했다.
이것을 내가 매번 모으고 정리해야 할까?
그 질문에서 superapp을 만들기 시작했다.
1. 내게 필요한 회사의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
이름만 보면 기능을 많이 모은 앱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내 목적은 쓸 수 있는 메뉴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고, 그것이 무엇과 연결되어 있으며, 내가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 보고 싶었다.
마케팅팀의 일과 제품팀의 일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같은 사용자 경험과 연결될 수 있다. 내가 처리한 업무와 에이전트가 만든 결과도 다음 작업의 재료가 된다.
그 관계를 구조화하고 싶었다.
일을 많이 했다는 기록에서 멈추지 않고, 그 일이 어떤 목적을 향하고 있었는지 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2. 숫자를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데이터를 보고 일하고 싶다고 하면 대시보드를 먼저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숫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입이 늘었다고 해보자. 이건 지금 회사의 실제 수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질문의 예시다.
어느 경로에서 늘었는가? 같은 기간에 무엇을 바꿨는가? 가입한 뒤 어떤 행동으로 이어졌는가? 집계 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닌가?
숫자 하나를 보면 다시 확인해야 할 맥락이 생긴다.
그래서 지표의 값뿐 아니라 정의와 기간, 연결된 업무를 함께 보고 싶었다. 무엇이 사실로 확인됐고 무엇이 가설인지도 나눠야 했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를 같은 표에 놓으면 보기에는 편리해도 판단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본문의 가정: 가입이 늘었다. 실제 회사 수치는 아니다.
- 같은 기준인지
- 지표의 정의와 기간, 집계 방식이 달라졌는지 확인한다.
- 무엇과 함께 바뀌었는지
- 유입 경로와 같은 기간의 업무, 가입 뒤 행동을 함께 본다.
- 무엇을 선택할지
- 확인한 사실과 가설을 나눠 사람이 다음 행동을 판단한다.
- 선택 뒤에는
- 가설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고, 바꿀 이유가 있는지 다시 본다.
3. 나와 에이전트가 한 일을 이어놓는다
AI와 작업하면 결과물은 많이 생긴다.
조사 자료, 기획안, 구현, 분석과 제안. 그런데 그 결과가 어디에 쓰이는지 연결되지 않으면 다시 읽고 옮기는 일이 남는다.
나는 에이전트가 무슨 일을 했는지 감시하는 화면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이번 일이 어떤 목표와 연결되는지, 다음에 누가 무엇을 이어받아야 하는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보였으면 했다.
내 업무도 같은 방식으로 다루고 싶다. 사람이 한 일은 따로, AI가 한 일은 따로 모아두는 대신 실제 일의 흐름에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4. 내가 ‘생각하는 사람’으로 남는다는 것
나는 기획과 설계, 개발에서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일은 맡기고 싶다. 조사하고, 비교하고, 구현하고, 검사하는 과정을 내가 일일이 대신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회사가 어떤 문제를 먼저 풀지, 어떤 사업 방향으로 갈지, 어떤 예산과 위험을 받아들일지는 내 판단의 영역으로 남기려 한다.
생각하는 사람으로만 남고 싶다는 말은 결과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 판단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싶다는 뜻이다.
자료를 찾아오고, 정리하고, 계산하고, 비교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일에 힘을 다 쓰지 않았으면 한다. 준비된 정보를 보고 더 좋은 질문을 하고, 선택하고, 결과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한다.
5. 모든 곳에 AI를 넣으려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수집과 계산, 갱신은 정해진 코드로 처리하는 편이 맞는 부분이 있다. 매번 같은 계산을 AI가 새로 해석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반면 정리되지 않은 자료를 이해하거나 새로운 문제의 원인을 조사하는 일에는 에이전트가 필요할 수 있다.
사람과 AI만 나누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코드의 역할도 함께 생각해야 했다.
무엇을 어느 쪽에 맡기느냐가 실제 사용의 편리함과 연결된다. 내가 쓰기 위해 만드는 만큼 그 구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지금은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다
2026년 9월 현재 superapp은 개발 중이다. 내가 원하는 구조는 설계해두었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현하고 개선하는 과정에 있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내가 원하는 것이 많아서 기능 목록만 커질 수도 있다.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를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화면이 될 수도 있다. 사용자가 나 한 사람이어도 확인해야 할 것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원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것과 지금 되는 것을 구분하려 한다.
아직 회사의 제품·마케팅·운영 성과를 이 도구로 개선했다고 수치로 말하는 단계는 아니다. 지금 공개하는 것은 내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와 해결하려는 일이다.
회사 내부의 데이터와 세부 운영 자료는 공개하지 않는다.
완성되면 무엇이 달라졌으면 할까
업무가 정리돼 있다는 이유로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
화면을 보고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었으면 한다. 내가 세운 가설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고, 전략을 바꿔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같은 자료를 다시 모으는 시간을 줄이고, 이미 배운 것을 다음 판단에 쓸 수 있었으면 한다.
결국 나는 회사 일을 더 많이 처리했다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만은 아니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보고, 다음 선택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superapp은 그 상태를 만들어보기 위한 내 작업이다.